일본거주 5년차, 일본에 살아도 일본어는 까먹는다라는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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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말 홋카이도는 많이 추워졌다.

여기서 가장 높은 대설산은 말 그대로 대설산이 되어버렸고 삿포로는 이번 주부터는 눈이 올 예정이다.

작년 삿포로는 1미터이상 눈이 쌓여 고생했는데 올해는 무사히 넘어갔으면 한다.

 

홋카이도 미쿠니토게(三国峠)


까먹는 일본어 vs 안 까먹는 일본어

일본에 살고 있지만 새로운 일본어 지식을 습득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자연스럽게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자주 느끼고 있다. 물론 자주 사용하는 말은 익숙할 대로 익숙해져 늘겠지만. 그렇게 익숙해진 지식과 안 써서 까먹게 된 지식과의 격차가 심해진다는 느낌은 정말... 평소에 빠르게 말하다가 어휘 어법이 생각이 안 나 하고 싶은 말을 잘라먹게 되거나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내가 알고 있는 말만 써서 말하기에는 뭔가 2% 부족하니 일본인에게 더 일본스러운 표현을 전달하고자 하는 욕심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본어 회화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영어권에 사는 외국인이라도 이러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다 일본어는커녕 한국어도 까먹는 거 아니야?


다시 일본어 책을 펴봐야 하나?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많을 것 같기도 한데?

그렇다고 지금 일본어 책을 다시 펴보기에는 여유도 없고 회사 업무상의 대화나 지인과의 대화에서 모르는 것을 캐치해서 인풋 하는 방법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는 이제 한국어를 듣는 것처럼 자연스럽지만 그대로 일상에서 말하는 것은 책으로 될 일이 아닌 것 같다(특히 비즈니스 회화에서). 그저 많이 말하도록 시도하고 모르는 것은 조사하여 오래 기억하도록 암기하는 게 최고다. 


일본 자격증 공부는 일본어를 아주 잘해야만 합격하는가?

 

올해는 여러모로 바쁜 한 해였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일본의 건축사 시험인 일급건축사 시험을 처음으로 치르게 되었다는 것. 결과는 1점 한 문제로 탈락했으므로 내년에 강제로 재도전 확정이 되어버렸다. 일본의 건축사 시험은 1차 사지선다형 객관식 문제와 2차 제도시험으로 2차까지 합격해야 하는데 1차 시험을 준비해본 결과 상상했던 것보다 초난관까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 건축사 시험 문제의 지문은 간결한 문법으로 출제되고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도전해볼 만한 시험이다. 기출문제 위주로 훈련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오히려 한자(漢字)는 많이 나올지언정 비꼬거나 무수한 구어체 화법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알기 쉽다는 점이 공부를 수월하게 해 준다. 그러므로 일본에서 자격시험에 도전해보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기본서나 문제집을 보고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처음 몇 달 붙잡고 해 보면 알게 될 것이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에게 일본어는 일본에 살고 있더라도 절대로 완벽함에 도달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필요에 따라서 일본인이 하는 것과 장면에 따라서는 비슷하거나 그들보다 능숙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인 중에서도 건축사 시험에 나오는 용어를 아는 사람은 이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 아니면 모르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그러므로 스스로의 그 나라의 언어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좌절할 필요도 성급해질 필요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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