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건설사 BIM매니저 수련기-1, 후쿠오카의 집을 방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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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일본으로 취업이 결정되고 한국에서 넘어온지 어느덧 반년이 다되어간다.

사실 취업하기 전에는 쭈욱 정착해나가기에는 수도권보다는 경제규모도 어느정도 탄탄하고 물가도 저렴한 지역이 좋다고 생각해서 후쿠오카를 근무지로 선택했는데 후쿠오카로 넘어간지 한달만에 도쿄로 오게 됬다. 단 한달만에 도쿄로 넘어오게 될 줄은 크게 예상하고 있지 않아서 약간 경제적 손해가 있다고 해야할까....



입사하기 전에 후쿠오카로 집을 계약하고 TV, 냉장고, 세탁기같은 큼지막한 가전제품까지 사들였다. 한달 살고 도쿄에 근무하고 있는 4개월간 후쿠오카에 있는 집은 단 한번 갔다왔다. 일본에서 퇴근 후 맥주한캔에 예능방송보고 한달간이지만 행복했다고 해야하나? 


NHK수금원에 대해

후쿠오카에서 이사온 후에는 예상대로 며칠후 NHK 수금원이귀신같이 찾아왔는데 계속 협박투로 계약을 유도하길래 서류받고 천천히 읽어본다음에 계약하겠다고 해도 일본어를 원어민만큼 빨리 읽을 수 없는 나에게 무슨 법령 조항이 쓰인 종이를 내미는 것이다. 뭐 계속 다음에 찾아와달라 수차례 얘기하니깐 마무리되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찾아오지 않았다. 더 이상 집요하게 굴지는 않아서 다행.


NHK 수금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일본에서는 거의 10년은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인데 수금원은 NHK의 직속 직원이 아닌 방문 수금업무를 다른 인력파견 전문회사에 업무위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금하러와서 NHK에서 왔습니다라고 해도 진짜 NHK직원은 아니라 100% NHK에 업무위탁을 받은 파견회사직원인것이다. 그러므로 그렇게 쫄 필요도 없고, 법령조항을 들먹여도 집에 TV가 없다고 하면 된다. TV가 없으면 핸드폰으로 방송을 시청이 가능하므로 계약이 의무라는 어이없는 협박을 하기 시작하면 내 핸드폰은 한국에서 그대로 가져와서 쓰고 있기 때문에 일본 전파는 안잡인다. 그냥 전화만 쓰고 있다고 하면된다.


일본에서는 NHK 수금 정책에 대해서 상당히 애매한 그레이존이 있는데 일본의 법률상 각종 천재지변에 대비하기 위해 NHK의 방송 신호를 전국에 내보내야한다는 의무가 있는 모양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 너네 방송 보고싶지 않고 계약은 당연히 못하겠고 그냥 위성방송 처럼 계약을 안하는 대신 전파 수신 자체를 끊어주세요라는 것은 안된다는 것이다. 아무튼 신호는 언제든 수신이 가능한 상태이긴 해야하는데 계약까지 의무화하는게 NHK의 정책. 그러나 방송은 안봐도 전파를 수신 받을 수 있는 곳에 있으면 법률 위반은 아니라는 수금 반대측 주장. 이러한 복잡한 이유로 아직 재판도 여러개 진행중이다. NHK의 계약료가 매월 수천엔이나하는데다 재미도 없는 방송이 대부분인데 누가 계약을 하고 싶어하겠는가. 계약료가 매월 몇백엔 정도로 저렴하다면 오히려 계약자가 늘어나지 않을까. 특히 수금 업무를 하청업체에 돌리고 거의 매일같이 찾아오거나 협박식으로 계약을 유도하니 국민들에게 이미지가 상당히 안좋다. 일본의 회사 동기에게 물어보니 자기네들도 NHK에 계약하는 건 그냥 호구라 생각한단다. 그러므로 처음 일본에 살게되는 분이 있다면 일단은 절대 계약을 하지 않는게 좋겠다. 계약이 완전한 의무사항인지 아직 판결나지 않았기 때문.




NHK수금원은 뭐 그렇게 한참전에 넘어간 일이라해도...

후쿠오카에서는 전철로 쉽게 이케아에 갈수 있어서 자주 갔다왔지만 도쿄에는 그런곳은 없다. 도쿄 집은 내가 계약한 집도 아니고 사택이기에 뭐 사들이기도 그렇고 이케아가 있는지 찾아보지도 않았지만. 한국에 살때 일본에 여행오고 무인양품의 가구나 인테리어 레이아웃이 정말 내 취향이라 비슷한 제품만 구매해 꾸며나가려고도 했었다. 뭐 언젠가는 후쿠오카든 어디든 정착을 할 날이 오겠지.



후쿠오카에서 계약하고 있는 집은 일본식 룸구획으로 1LDK. 역시 지방이 월세는 싸고 집은 넓다. 혼자서 거실에서 휴식하고 옆 방에서는 잠을 잤다. 정말 혼자서 살더라도 비좁은 일본식 원룸은 오래살면 사람구실 못할 것 같은 느낌. 도쿄 역세권으로 후진 1LDK라고하면 월세 10만엔은 우습게 넘어간다. 사실 1LDK 룸구획이 유행한지는 최근인지라 오래된 연식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대체로 비싼편이다. 

일본은 2018년 8월 11일부터 19일까지 오봉야스미로 긴 여름휴가기간이다. 이때는 후쿠오카로 돌아갈 비행기 티켓을 구매해둔 상태인데 여름휴가기간에는 항공권 값이 겁나게 비싸다. 왕복 5만4천엔.



도쿄에서 직장생활하기

신주쿠역 서쪽출구 모습. 도쿄에서의 이야기를 해보면 뭐 사택이야 들어가는 돈은 없다. 월세, 관리비, 광열비 다 공짜다. 그러므로 에어컨은 24시간 풀가동중.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사택이란 이미지는 관리비랑 광열비 정도는 자비로 내는 걸로 알았는데 아니었다. 


도쿄로 넘어오면서 같이 일하는 직원의 숫자는 많아졌고 외국인 직원들과 매우 친해졌다. 같은 외국인 처지라 친해지기 쉬운것도 있다. 그냥 친해지는 것도 아니고 가끔 주말에 오다이바나 그 친구 사택에 놀러가 밥도 얻어먹고 일본에 와서 색다른 추억이 생긴듯.... 그 친구는 지금은 본사 파견기간이 끝나 자국으로 돌아가서 스카이프로 자주 연락은 하고 있다. 잘지내려나?  



퇴근 후 처음으로 올라가본 도쿄도청 전망대 모습. 올라가보면 외국인이 무지하게 많다. 공짜인 것 치고는 날씨 좋은 날 가보면 나쁘지는 않다. 도쿄 도내가 한눈에 보이기는 한다. 일본에서는 건설시장이 BIM으로 급변하고 대기업 중심으로 기존 현장의 재래식 벽을 BIM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상당히 강하다. 수도권이든 로컬현장이든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정도 현장이나 샵에 대해 경험이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BIM인력양성을 해나가고 있는 분위기. 


그러나 모두가 매니저가 될 수는 없듯. 분명 최종적으로 단순 레빗 모델만 기계적으로 만드는 오퍼레이션 수준의 레벨과 관리직이 판가름날 것이다. 일단은 매니저를 한다는 전제하에 이곳에 와있는 것이지만 순간순간 도태되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생각으로 임해야한다는 느낌. 업무면에서는 신입사원인 내가 전체적으로 리드해나간다는 것은 큰 욕심이고 이 곳의 룰에 천천히 적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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